안녕하세요. 11kg 프로 뚱냥이 집사입니다.
우리 뚱냥이들, 밥 먹고 돌아서면 “꿀럭, 꿀럭” 하다가 사료를 그대로 토해놓는 경우(일명 사료토)가 많죠.
저는 처음에 “아, 얘가 급하게 먹어서 체했나 보다” 하거나 “사료가 안 맞나?” 싶어서 비싼 소화 잘 되는 사료로 바꾸곤 했습니다.
하지만 수의사 선생님의 한 마디가 제 뒤통수를 쳤습니다.
“사람도 엎드려 뻗쳐 하고 밥 먹으면 토합니다. 그릇 좀 높여주세요.”
알고 보니 뚱냥이의 잦은 구토 원인은 위장이 아니라 ‘중력’과 ‘복부 압박’이었습니다.
오늘은 뚱냥이의 소화를 돕는 ‘기적의 높이 15cm’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 바닥 식사는 뚱냥이에게 ‘고문’이다
보통 예쁜 도자기 밥그릇을 바닥에 그냥 두고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10kg 뚱냥이가 바닥에 있는 밥을 먹으려면 어떤 자세가 나올까요?
앞다리를 구부리고 고개를 바닥까지 처박아야 합니다.
이때 두툼한 뱃살(지방)이 위장을 꽉 누르게 됩니다. (복압 상승)
위장은 눌리고, 식도는 바닥을 향해 역주행하니…
음식물이 위장으로 내려가기는커녕 식도에 정체되어 있다가, 다시 ‘역류(Regurgitation)’해서 토해버리는 겁니다.
이건 소화 불량이 아니라 물리적인 ‘역류성 식도염’ 유발 자세입니다.
2. 최적의 높이: 무릎과 어깨 사이 (10~15cm)
그럼 얼마나 높여줘야 할까요?
고양이가 ‘앉은 자세’에서 고개만 살짝 숙여서 먹을 수 있는 높이여야 합니다.
📏 뚱냥이 맞춤 식탁 높이 공식
- 일반 고양이: 높이 7~10cm
- 뚱냥이/대형묘: 높이 12~15cm 이상
저는 처음에 두꺼운 전공 서적을 쌓아서 테스트해 봤습니다.
15cm 정도 높여주니, 녀석이 웅크리지 않고 앉은키 그대로 편안하게 밥을 먹더군요.
식도가 바닥과 수평이 아니라 ‘미끄럼틀’처럼 경사가 생기니,
사료가 중력의 힘을 받아 위장으로 쑥쑥 내려갑니다.
식탁 높이만 바꿨는데 거짓말처럼 사료 토하는 횟수가 일주일에 3번에서 0번으로 줄었습니다.
3. 높이만큼 중요한 ‘각도(Tilt)’
높이만 높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평평한 밥그릇은 마지막 남은 사료를 먹으려 할 때 고양이가 턱을 그릇 안쪽으로 들이밀어야 해서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15도 기울어진’ 식기를 추천합니다.
그릇이 고양이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으면, 사료가 앞으로 쏠려서 고개를 깊이 넣지 않아도 끝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얼굴이 납작한 고양이나 수염 닿는 걸 싫어하는 뚱냥이에겐,
[높이 15cm + 기울기 15도 + 넓은 그릇] 이 세 가지가 소화의 골든 트라이앵글입니다.
4. 결론: 밥그릇 밑에 책이라도 받쳐주세요
“식탁 살 돈이 아까운데…” 하신다면 사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당장 안 보는 두꺼운 책이나 빈 택배 박스를 가져와서 밥그릇 밑에 받쳐주세요.
높이가 10cm만 올라가도,
밥 먹을 때 우리 뚱냥이의 척추 라인이 펴지는 게 눈에 보일 겁니다.
소화제보다 좋은 건 ‘바른 자세’입니다.
오늘 저녁부터 우리 뚱냥이의 위장을 짓누르는 압박감에서 해방시켜 주세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뚱냥이가 살을 빼려면 ‘걷기’부터 해야 하는데,
짐으로 가득 찬 베란다를 정리해서 만드는 ’19. 베란다 활용 직선 산책 코스 만들기’ 꿀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