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던 뚱냥이가 뜁니다! 잡동사니 베란다를 ‘8m 활주로’로 바꾼 사연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의 다이어트를 위해 별짓 다 해본 집사입니다.

 

뚱냥이 집사님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죠.
“장난감을 흔들어도 누워서 눈만 굴려요.”

 

저도 우리 애가 게을러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관찰해 보니, 녀석이 안 움직이는 진짜 이유는 ‘장애물’ 때문이었습니다.

 

거실에는 소파, 식탁, 공기청정기… 덩치 큰 뚱냥이가 다니기엔 너무 복잡하죠.
몸이 무거워서 방향 전환(Cornering)이 힘든 아이들에게 거실은 미로와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눈을 돌린 곳은 바로 ‘베란다’였습니다.
오늘은 창고로 쓰던 베란다를 비우고, 뚱냥이에게 ‘직선 산책 코스’를 선물해 준 이야기를 해드립니다.


1. 뚱냥이는 ‘직진’을 좋아한다 (관성의 법칙)

 

10kg가 넘는 고양이가 달리다가 멈추거나 방향을 틀려면, 관절에 엄청난 무리가 갑니다.
그래서 뚱냥이들은 좁고 꼬불꼬불한 길을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반대로 ‘뻥 뚫린 직선 코스’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속도가 붙어도 부딪힐 걱정이 없다는 걸 인지하면, 뚱냥이도 ‘우다다’를 합니다.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긴 직선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 그게 바로 베란다입니다.

 

2. 재활용 쓰레기를 치우고 ‘8m 활주로’를 만들다

 

저희 집 베란다는 원래 분리수거함과 안 쓰는 짐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지나다닐 틈도 없었죠.

 

큰맘 먹고 주말에 짐을 다 갖다 버리고, 한쪽 벽면을 따라 폭 50cm의 길을 텄습니다.
끝에서 끝까지 재어보니 무려 8미터가 나오더군요.

 

여기에 ‘긴 러너(Runner) 매트’를 쭉 깔아줬습니다.
차가운 타일 바닥은 젤리가 시려워서 안 밟으려고 하니까요.
(이때 매트는 미끄러지지 않게 바닥에 테이프로 고정해야 합니다.)

 

결과는요?
그 길고 푹신한 길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베란다 끝에서 끝을 ‘순찰(Patrol)’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영역을 감시하는 호랑이처럼요.

 

3. 왕복 달리기(Shuttle Run) 유도하기

 

길만 만들어줘도 잘 걷지만,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약간의 꼼수(?)가 필요합니다.

 

🏃‍♂️ 뚱냥이 셔틀런 훈련법

  1. 베란다 왼쪽 끝에 사료 한 알을 둡니다.
  2. 고양이가 가서 먹으면, 재빨리 오른쪽 끝에 사료 한 알을 둡니다.
  3. 이걸 반복하면 고양이는 사료 한 알을 먹기 위해 8미터를 전력 질주하게 됩니다.

 

좁은 거실에서 낚싯대를 흔들 땐 반응도 없던 녀석이,
직선 코스가 생기니 신나서 왔다 갔다 뛰더군요.
방향 전환 없이 쭉 달릴 수 있다는 ‘개방감’이 뚱냥이를 춤추게 만든 겁니다.

 

4. 결론: 짐을 빼야 살이 빠집니다

 

집이 좁아서 운동을 못 시킨다고요?
혹시 베란다나 복도에 짐을 쌓아두고 고양이의 길을 막고 있지는 않나요?

 

사람 짐을 빼면 고양이의 ‘숨통’‘길’이 트입니다.
물건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뚱냥이 다이어트 인테리어입니다.

 

지금 베란다 문을 열어보세요.
바닥에 있는 짐만 치워줘도, 우리 뚱냥이만의 프라이빗 짐(Gym)이 완성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창문을 열어두는 일이 많은 베란다 생활에서,
바람에 문이 쾅 닫혀 꼬리가 잘리는 사고를 막아주는 ’20. 문틈 끼임 방지: 방문 스토퍼(Door Stopper)의 중요성’으로 이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