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뚱냥이 하우스 (Living & Safe)

캣타워, 화장실, 매트, 숨숨집, 펫도어 등 주거 환경 관련 글

  • 캣타워 대신 ‘수납장’을 샀습니다. 관절염 뚱냥이를 위한 계단 인테리어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와 함께 노묘 생활을 준비하는 8년 차 집사입니다.

     

    고양이에게 ‘수직 공간’은 자존심이자 본능입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이 이 구역의 왕임을 확인하죠. 하지만 우리 집 뚱냥이처럼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관절염이 시작된 아이들에게, 천장까지 솟은 수직형 캣타워는 ‘오르지 못할 나무’가 되어버립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녀석이 캣타워 1층 스크래쳐만 긁고, 위쪽은 쳐다만 보고 돌아서더군요. 점프할 엄두가 안 나는 겁니다. 그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여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점프하지 않고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아주 튼튼하고 넓은 계단은 없을까?”

     

    펫숍을 다 뒤져봐도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저는 가구점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스텝형 수납장’이라는 완벽한 해답을 찾았습니다. 오늘은 캣타워보다 더 뚱냥이에게 사랑받는, ‘가구로 만드는 계단 인테리어’ 팁을 공유합니다.


    1. 뚱냥이에게 ‘일반 펫 스텝’이 위험한 이유

     

    보통 강아지들이 쓰는 스펀지나 플라스틱 계단(Pet Steps)을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걸로 높은 곳까지 길을 만들어주기엔 한계가 명확합니다.

     

    첫째, 너무 좁고 가볍습니다.
    11kg 고양이가 밟으면 플라스틱 계단은 휘청거리고 밀립니다. 발판 폭도 20~25cm 정도로 좁아서, 덩치 큰 뚱냥이가 안심하고 밟기엔 역부족이죠.

     

    둘째, 높이의 한계입니다.
    기성품 계단은 기껏해야 침대나 소파 높이(50cm) 정도입니다. 고양이가 원하는 건 창문 높이, 장롱 위 같은 1m 이상의 높은 공간인데, 스펀지 계단을 천장까지 쌓을 수는 없으니까요.

     

    2. 인테리어 고수들의 선택: ‘계단형 수납장’ (feat. 이케아)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아이들 장난감 정리함으로 유명한 ‘스텝형 수납장’(예: 이케아 트로파스트 등)입니다. 계단식으로 층이 져 있는 목재 가구인데, 이게 뚱냥이에게 기가 막힌 캣타워가 됩니다.

     

    🛋️ 가구를 계단으로 쓸 때의 장점

    • 압도적인 내구성: 사람이 앉아도 되는 가구입니다. 11kg 뚱냥이가 점프해도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흔들림 없는 편안함, 그 자체입니다.
    • 넓은 발판 (Landing Area): 수납장 깊이가 보통 40cm 이상입니다. 뚱냥이가 올라가다가 중간에 엎드려서 식빵을 구워도 넉넉한 사이즈입니다.
    • 수납 해결: 계단 아래 공간은 서랍장입니다. 고양이 모래, 캔, 장난감 등 지저분한 용품을 싹 다 숨길 수 있어서 집이 깔끔해집니다.

     

    저는 이 수납장을 창가 쪽에 배치했습니다. 가장 낮은 칸(30cm) → 중간 칸(60cm) → 높은 칸(90cm)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등산로가 만들어졌죠. 뚱냥이는 이제 점프 한 번 없이, 우아하게 걸어서 창문 뷰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케아프로파스트

     

    3. 미끄러움 방지 시공은 필수!

     

    가구를 캣타워로 쓸 때 단 하나 주의할 점은 ‘표면의 미끄러움’입니다.
    대부분의 수납장은 표면이 매끄럽게 코팅되어 있어서, 고양이가 뛰어오르다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뚱냥이가 미끄러지면 관절에 치명적입니다.

     

    반드시 ‘타일 카페트’‘스크래쳐 매트’를 가구 윗면에 부착해 주세요.
    저는 다이소에서 파는 접착식 타일 카페트를 사서 수납장 윗면 사이즈에 딱 맞게 잘라 붙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고양이가 발톱을 박고 올라갈 수 있어서 안정감이 생기고, 겨울엔 엉덩이도 따뜻해집니다.

     

    4. 캣워크(Cat Walk)로 연결하기

     

    이 계단형 수납장의 끝을 어디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수납장의 가장 높은 곳을 ‘옷장 위’‘냉장고 위’ 같은 집안의 높은 공간과 연결했습니다.

     

    예전에는 그림의 떡이었던 옷장 위 공간이, 계단장이 생긴 뒤로는 뚱냥이의 ‘최애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집 안을 한 바퀴 빙 둘러서 다닐 수 있는 ‘순환형 동선’이 만들어진 것이죠. 운동량이 부족한 뚱냥이에게 억지로 뛰라고 하는 것보다, 이렇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운동 유도법입니다.

     

    5. 결론: 인테리어와 고양이, 둘 다 잡으세요

     

    거실 한복판을 차지하는 흉물스러운 캣타워 때문에 고민이셨나요?
    그렇다면 ‘가구’로 눈을 돌려보세요.

     

    집사에게는 넉넉한 수납공간을 주고, 뚱냥이에게는 관절 걱정 없는 튼튼한 다리가 되어줍니다. 아이가 나이 들어서도 편안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 ‘배리어 프리’ 환경, 가구 배치만 조금 바꿔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비싼 소파를 뚱냥이의 발톱으로부터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
    ’23. 가죽 소파 절대 지켜! 뚱냥이 발톱도 미끄러지는 아쿠아클린 패브릭의 진실’에 대해 리얼한 사용 후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 소파 밑에 머리만 넣고 엉덩이는 낀 뚱냥이… ‘다리발’ 교체로 VIP룸 만들어준 썰

    안녕하세요. 11kg 거대 고양이를 모시는 8년 차 프로 집사입니다.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어둡고 좁은 곳을 좋아합니다. 특히 ‘소파 밑’이나 ‘침대 밑’은 그들에게 있어 최고의 안식처이자 요새죠. 하지만 우리 집처럼 10kg가 넘는 뚱냥이들에게는 이 본능이 종종 슬픈 코미디가 되곤 합니다.

     

    어느 날 거실에서 TV를 보는데, 뚱냥이가 소파 밑으로 들어가려고 낑낑대고 있었습니다. 머리는 어떻게든 밀어 넣었는데, 축 늘어진 뱃살과 거대한 엉덩이가 소파 프레임에 걸려 들어가지 못하는 겁니다.

     

    마치 모래에 머리만 박은 타조처럼, 상체는 어둠 속에 있고 하체는 거실에 덩그러니 나와 있는 그 모습… 집사로서 웃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짠했습니다. “아, 녀석도 숨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주는구나.”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멀쩡한 소파를 바꿀 수는 없으니, 소파의 키를 키워주기로요.
    오늘은 단돈 2만 원으로 뚱냥이에게 3평짜리 거대 숨숨집을 선물해 준 ‘소파 다리 교체 리폼기’를 공유합니다.


    1. 고양이에게 ‘숨을 곳’이 필요한 이유

     

    단순히 “못 들어가니까 불쌍하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양이에게 숨을 공간(Hiding Spot)이 없다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야생의 본능이 남아있는 고양이는 천적을 피하거나 사냥감을 기다릴 때, 혹은 집사가 청소기를 돌릴 때처럼 무섭고 시끄러운 상황에서 대피할 ‘안전지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뚱냥이들은 몸집이 커서 시중에 파는 숨숨집에 잘 들어가지 못합니다. 유일하게 믿었던 소파 밑마저 뱃살 때문에 막혀버린다면? 아이는 집 안 어디에서도 완벽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불안해하게 됩니다.

     

    소파 밑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은 뚱냥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최고의 인테리어입니다.

     

    2. 기성품 소파 다리의 한계 (높이 5~10cm)

     

    대부분의 패브릭 소파나 가죽 소파에 달린 기본 다리는 높이가 5cm에서 10cm 사이입니다. 먼지가 들어가는 걸 막거나 디자인적인 이유 때문이죠. 날씬한 3~4kg 고양이는 10cm 틈으로도 액체처럼 흘러들어갑니다.

     

    하지만 우리 11kg 뚱냥이의 체고(누웠을 때 높이)를 재보니, 뱃살 포함 최소 13cm는 필요했습니다. 10cm 높이의 소파 다리는 녀석에게 ‘개구멍’이나 다름없었던 거죠. 억지로 들어가다가 등 가죽이 프레임에 긁히거나, 뱃살이 끼어서 “액! 액!” 거리며 후진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3. 똥손도 가능한 DIY: 다리발 교체하는 법

     

    소파 다리를 교체한다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돌려서 빼고 돌려서 끼우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작업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가구 다리’, ‘소파 다리발’이라고 검색하면 수천 가지 디자인이 나옵니다.

     

    🔧 소파 다리 구매 전 필수 체크리스트

    • 볼트 규격 (가장 중요): 소파 밑을 들어보면 다리가 나사로 박혀 있습니다. 이걸 풀어서 나사 지름을 재보세요. 보통 M8(8mm) 아니면 M10(10mm)입니다. 이 규격이 맞아야 호환됩니다.
    • 목표 높이: 뚱냥이가 포복 자세로 편하게 들어가려면 15cm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20cm가 넘어가면 소파가 너무 높아져서 집사 다리가 둥둥 뜰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소재와 하중: 소파 무게와 사람 무게를 버텨야 하므로, 얇은 플라스틱보다는 원목이나 두꺼운 철제 다리를 추천합니다.

     

    저는 ‘M10 규격의 15cm 원목 다리’를 4개 주문했습니다. 배송비 포함해서 2만 원 정도 들었네요. 소파를 살짝 들어 올리고 기존 다리를 돌려서 뺀 뒤, 새 다리를 끼우는 데 10분도 안 걸렸습니다.

     

    4. 5cm의 기적: 로봇청소기는 덤이다

     

    소파가 5cm 높아졌을 뿐인데,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교체하자마자 뚱냥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가오더니, 머리를 쑥 넣고는 걸림 없이 ‘스무스하게’ 소파 밑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식빵을 굽고 있는 녀석의 눈빛이 반짝거렸습니다. “집사야, 여기 진짜 아늑하다!”라고 말하는 듯했죠.

     

    덤으로 얻은 이득도 있습니다. 바로 ‘청소’입니다.
    예전에는 소파 밑에 뚱냥이 털과 먼지가 쌓여도 청소기가 안 들어가서 방치했었는데, 이제는 로봇청소기가 제집 드나들듯 들어가서 깨끗하게 청소해 줍니다. 뚱냥이는 숨을 곳이 생겨서 좋고, 집사는 청소가 편해져서 좋은 완벽한 윈윈(Win-Win)입니다.

     

    5. 결론: 죽은 공간을 살려주세요

     

    집이 좁아서 고양이 숨숨집 놔줄 공간이 없다고요?
    멀리서 찾지 마세요.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소파 밑, 침대 밑이 바로 최고의 숨숨집이 될 수 있습니다.

     

    단돈 2만 원과 10분의 수고로 우리 뚱냥이에게 ‘프라이빗 VIP 룸’을 선물해 주세요. 뱃살 걸릴 걱정 없이 쏘옥 들어가는 뚱냥이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보면, 집사의 행복지수도 덩달아 올라갈 겁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높은 곳을 못 올라가는 관절염 뚱냥이를 위해, 비싼 캣타워 대신 가구를 활용한
    ’22. “높은 곳은 힘들어요” 관절염 묘를 위한 스텝형 수납장 계단 인테리어’ 노하우를 공개하겠습니다.

     

  • “쾅!” 소리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뚱냥이 꼬리 절단 사고 예방)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와 20편의 여정을 함께해주신 집사님들, 반갑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이야기네요.
    오늘은 집사님들이 가장 방심하기 쉽지만, 가장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방문(Door)’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봄, 가을에 환기한다고 창문을 열어두시죠?
    저도 맞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어느 날, 거실에 있던 뚱냥이가 방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바람에 방문이 “콰앙!!” 하고 닫힌 적이 있습니다.

     

    정말 0.1초 차이로 꼬리가 빠져나와서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상상하기도 싫은 ‘절단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오늘은 반응 속도가 한 박자 느린 우리 뚱냥이들을 위해, 천 원짜리 ‘도어 스토퍼’가 왜 생명 보험인지 말씀드립니다.


    1. 뚱냥이는 문턱을 사랑한다 (하지만 느리다)

     

    고양이들은 방문 틀(문지방)에 눕는 걸 좋아합니다.
    거기가 턱을 괴기도 좋고, 거실과 방 양쪽을 감시할 수 있는 명당이거든요.

     

    문제는 우리 뚱냥이들의 ‘반응 속도(Reaction Time)’입니다.
    날렵한 고양이들은 문이 닫히는 기미가 보이면 “후다닥” 하고 피합니다.

     

    하지만 몸이 무거운 뚱냥이들은?
    “어… 문이 오네…?” 하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늦습니다.
    몸을 일으켜서 피하려고 할 때는 이미 문이 닫히고 있는 중이죠.

     

    특히 꼬리는 신경 반응이 더 느려서, 몸은 빠져나갔어도 꼬리는 문틈에 남겨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2. 바람의 힘(Wind Force)을 무시하지 마세요

     

    맞바람이 칠 때 문이 닫히는 속도는 성인 남자가 문을 힘껏 걷어차는 것과 맞먹습니다.
    이 힘으로 문틈에 낀다면 단순 타박상이 아닙니다.

     

    꼬리뼈가 으스러지거나(골절), 신경이 끊어져서 배변 장애가 오거나,
    심한 경우 꼬리를 잘라내야 하는 수술(단미)을 해야 합니다.

     

    특히 뚱냥이들은 아픈 걸 숨기는 본능이 있어서,
    살짝 끼인 줄 알고 방치했다가 나중에 꼬리가 괴사해서 병원에 오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3. 다이소 1,000원 vs 수술비 100만 원

     

    해결책은 너무나 간단하고 저렴합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도어 스토퍼(문 끼임 방지 가드)’를 끼우는 겁니다.

     

    🚪 뚱냥이네 스토퍼 선택 가이드

    • U자형 스펀지 (가장 추천): 문 위쪽이나 옆면에 끼우는 방식.
      → 문이 ‘쾅’ 닫혀도 스펀지 두께만큼 틈이 생겨서 꼬리가 안 다침.
    • 발굽형 (바닥 고정): 문을 항상 열어둘 때 사용.
      → 뚱냥이가 힘으로 밀면 밀릴 수 있으니 고무 재질로 된 튼튼한 것 추천.
    • 자석 스토퍼: 인테리어 공사가 필요하지만 가장 확실함.

     

    저는 방문마다 ‘U자형 스펀지’를 다 끼워놨습니다.
    보기에 좀 안 예쁘면 어떤가요.
    바람이 불어도 “퉁-” 하고 튕겨 나갈 뿐, 우리 아이 꼬리는 안전한데요.

     

    4. 시리즈를 마치며: 뚱냥이와의 동거는 ‘과학’입니다

     

    지난 20편의 글을 통해, 뚱냥이를 위한 집은 단순히 ‘예쁜 집’이 아니라
    하중을 계산하고, 관절을 배려하고, 안전을 설계하는 집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11kg 뚱냥이가 게을러서 안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만들어준 환경이 불편하고, 아프고, 무서워서 못 움직였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퇴근길, 천 원짜리 스토퍼 하나 사서 방문에 끼워주세요.
    그 작은 배려들이 모여 우리 뚱냥이의 건강하고 행복한 묘생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11kg 뚱냥이 집사의 배리어 프리 인테리어’ 시리즈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뚱냥이들이 관절 걱정 없이 날아다니는 그날까지, 집사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 숨만 쉬던 뚱냥이가 뜁니다! 잡동사니 베란다를 ‘8m 활주로’로 바꾼 사연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의 다이어트를 위해 별짓 다 해본 집사입니다.

     

    뚱냥이 집사님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죠.
    “장난감을 흔들어도 누워서 눈만 굴려요.”

     

    저도 우리 애가 게을러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관찰해 보니, 녀석이 안 움직이는 진짜 이유는 ‘장애물’ 때문이었습니다.

     

    거실에는 소파, 식탁, 공기청정기… 덩치 큰 뚱냥이가 다니기엔 너무 복잡하죠.
    몸이 무거워서 방향 전환(Cornering)이 힘든 아이들에게 거실은 미로와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눈을 돌린 곳은 바로 ‘베란다’였습니다.
    오늘은 창고로 쓰던 베란다를 비우고, 뚱냥이에게 ‘직선 산책 코스’를 선물해 준 이야기를 해드립니다.


    1. 뚱냥이는 ‘직진’을 좋아한다 (관성의 법칙)

     

    10kg가 넘는 고양이가 달리다가 멈추거나 방향을 틀려면, 관절에 엄청난 무리가 갑니다.
    그래서 뚱냥이들은 좁고 꼬불꼬불한 길을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반대로 ‘뻥 뚫린 직선 코스’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속도가 붙어도 부딪힐 걱정이 없다는 걸 인지하면, 뚱냥이도 ‘우다다’를 합니다.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긴 직선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 그게 바로 베란다입니다.

     

    2. 재활용 쓰레기를 치우고 ‘8m 활주로’를 만들다

     

    저희 집 베란다는 원래 분리수거함과 안 쓰는 짐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지나다닐 틈도 없었죠.

     

    큰맘 먹고 주말에 짐을 다 갖다 버리고, 한쪽 벽면을 따라 폭 50cm의 길을 텄습니다.
    끝에서 끝까지 재어보니 무려 8미터가 나오더군요.

     

    여기에 ‘긴 러너(Runner) 매트’를 쭉 깔아줬습니다.
    차가운 타일 바닥은 젤리가 시려워서 안 밟으려고 하니까요.
    (이때 매트는 미끄러지지 않게 바닥에 테이프로 고정해야 합니다.)

     

    결과는요?
    그 길고 푹신한 길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베란다 끝에서 끝을 ‘순찰(Patrol)’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영역을 감시하는 호랑이처럼요.

     

    3. 왕복 달리기(Shuttle Run) 유도하기

     

    길만 만들어줘도 잘 걷지만,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약간의 꼼수(?)가 필요합니다.

     

    🏃‍♂️ 뚱냥이 셔틀런 훈련법

    1. 베란다 왼쪽 끝에 사료 한 알을 둡니다.
    2. 고양이가 가서 먹으면, 재빨리 오른쪽 끝에 사료 한 알을 둡니다.
    3. 이걸 반복하면 고양이는 사료 한 알을 먹기 위해 8미터를 전력 질주하게 됩니다.

     

    좁은 거실에서 낚싯대를 흔들 땐 반응도 없던 녀석이,
    직선 코스가 생기니 신나서 왔다 갔다 뛰더군요.
    방향 전환 없이 쭉 달릴 수 있다는 ‘개방감’이 뚱냥이를 춤추게 만든 겁니다.

     

    4. 결론: 짐을 빼야 살이 빠집니다

     

    집이 좁아서 운동을 못 시킨다고요?
    혹시 베란다나 복도에 짐을 쌓아두고 고양이의 길을 막고 있지는 않나요?

     

    사람 짐을 빼면 고양이의 ‘숨통’‘길’이 트입니다.
    물건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뚱냥이 다이어트 인테리어입니다.

     

    지금 베란다 문을 열어보세요.
    바닥에 있는 짐만 치워줘도, 우리 뚱냥이만의 프라이빗 짐(Gym)이 완성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창문을 열어두는 일이 많은 베란다 생활에서,
    바람에 문이 쾅 닫혀 꼬리가 잘리는 사고를 막아주는 ’20. 문틈 끼임 방지: 방문 스토퍼(Door Stopper)의 중요성’으로 이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겠습니다.

     

  • 맨날 토하는 뚱냥이, 사료가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식탁 높이 15cm의 기적)

     

    안녕하세요. 11kg 프로 뚱냥이 집사입니다.

     

    우리 뚱냥이들, 밥 먹고 돌아서면 “꿀럭, 꿀럭” 하다가 사료를 그대로 토해놓는 경우(일명 사료토)가 많죠.
    저는 처음에 “아, 얘가 급하게 먹어서 체했나 보다” 하거나 “사료가 안 맞나?” 싶어서 비싼 소화 잘 되는 사료로 바꾸곤 했습니다.

     

    하지만 수의사 선생님의 한 마디가 제 뒤통수를 쳤습니다.

     

    “사람도 엎드려 뻗쳐 하고 밥 먹으면 토합니다. 그릇 좀 높여주세요.”

     

    알고 보니 뚱냥이의 잦은 구토 원인은 위장이 아니라 ‘중력’‘복부 압박’이었습니다.
    오늘은 뚱냥이의 소화를 돕는 ‘기적의 높이 15cm’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 바닥 식사는 뚱냥이에게 ‘고문’이다

     

    보통 예쁜 도자기 밥그릇을 바닥에 그냥 두고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10kg 뚱냥이가 바닥에 있는 밥을 먹으려면 어떤 자세가 나올까요?

     

    앞다리를 구부리고 고개를 바닥까지 처박아야 합니다.
    이때 두툼한 뱃살(지방)이 위장을 꽉 누르게 됩니다. (복압 상승)

     

    위장은 눌리고, 식도는 바닥을 향해 역주행하니…
    음식물이 위장으로 내려가기는커녕 식도에 정체되어 있다가, 다시 ‘역류(Regurgitation)’해서 토해버리는 겁니다.
    이건 소화 불량이 아니라 물리적인 ‘역류성 식도염’ 유발 자세입니다.

     

    2. 최적의 높이: 무릎과 어깨 사이 (10~15cm)

     

    그럼 얼마나 높여줘야 할까요?
    고양이가 ‘앉은 자세’에서 고개만 살짝 숙여서 먹을 수 있는 높이여야 합니다.

     

    📏 뚱냥이 맞춤 식탁 높이 공식

    • 일반 고양이: 높이 7~10cm
    • 뚱냥이/대형묘: 높이 12~15cm 이상

     

    저는 처음에 두꺼운 전공 서적을 쌓아서 테스트해 봤습니다.
    15cm 정도 높여주니, 녀석이 웅크리지 않고 앉은키 그대로 편안하게 밥을 먹더군요.

     

    식도가 바닥과 수평이 아니라 ‘미끄럼틀’처럼 경사가 생기니,
    사료가 중력의 힘을 받아 위장으로 쑥쑥 내려갑니다.
    식탁 높이만 바꿨는데 거짓말처럼 사료 토하는 횟수가 일주일에 3번에서 0번으로 줄었습니다.

     

    3. 높이만큼 중요한 ‘각도(Tilt)’

     

    높이만 높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평평한 밥그릇은 마지막 남은 사료를 먹으려 할 때 고양이가 턱을 그릇 안쪽으로 들이밀어야 해서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15도 기울어진’ 식기를 추천합니다.
    그릇이 고양이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으면, 사료가 앞으로 쏠려서 고개를 깊이 넣지 않아도 끝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얼굴이 납작한 고양이나 수염 닿는 걸 싫어하는 뚱냥이에겐,
    [높이 15cm + 기울기 15도 + 넓은 그릇] 이 세 가지가 소화의 골든 트라이앵글입니다.

     

    4. 결론: 밥그릇 밑에 책이라도 받쳐주세요

     

    “식탁 살 돈이 아까운데…” 하신다면 사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당장 안 보는 두꺼운 책이나 빈 택배 박스를 가져와서 밥그릇 밑에 받쳐주세요.

     

    높이가 10cm만 올라가도,
    밥 먹을 때 우리 뚱냥이의 척추 라인이 펴지는 게 눈에 보일 겁니다.

     

    소화제보다 좋은 건 ‘바른 자세’입니다.
    오늘 저녁부터 우리 뚱냥이의 위장을 짓누르는 압박감에서 해방시켜 주세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뚱냥이가 살을 빼려면 ‘걷기’부터 해야 하는데,
    짐으로 가득 찬 베란다를 정리해서 만드는 ’19. 베란다 활용 직선 산책 코스 만들기’ 꿀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화장실 앞에서 ‘멀리뛰기’ 하는 뚱냥이, 발바닥이 아프다는 증거입니다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와 매일 모래 전쟁을 치르는 집사입니다.

     

    고양이 화장실 앞에 다들 ‘사막화 방지 매트’ 하나씩 깔아두셨죠?
    그중에서도 구멍이 송송 뚫린 ‘벌집 매트(이중 매트)’를 가장 많이 쓰실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 없으신가요?
    우리 고양이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올 때, 사뿐히 매트를 밟고 나오는 게 아니라
    마치 용암을 피하듯 매트를 훌쩍 뛰어넘어 맨바닥으로 착지하지 않나요?

     

    저는 그게 그냥 “똥 싸고 기분 좋아서 우다다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이 매트 밟기 싫어!”라는 강력한 거부 의사였습니다.

     

    오늘은 집사 편하자고 깔아둔 벌집 매트가, 10kg 뚱냥이에게는 ‘지압 슬리퍼’나 다름없는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1. 벌집 구멍의 모서리는 ‘칼날’과 같다

     

    벌집 매트는 구조상 구멍을 유지하기 위해 재질이 꽤 딱딱합니다.
    그리고 구멍의 테두리(엣지)가 서 있죠.

     

    사람이 밟아도 “좀 배기네?” 싶은 정도인데,
    체중이 10kg가 넘는 뚱냥이가 그 작은 발바닥(젤리)으로 밟는다면 어떨까요?

     

    압력 = 힘 / 면적 입니다.
    무거운 체중이 좁은 벌집 테두리에 집중되면서, 젤리가 짓눌리는 고통을 느낍니다.
    마치 우리가 레고 블록 위를 맨발로 걷는 것과 똑같은 고통이죠.

     

    아파서 매트를 밟지 않으려고 점프를 하니,
    발에 묻은 모래가 매트에 떨어지지 않고 거실 바닥까지 날아가는 ‘사막화 대참사’가 벌어지는 겁니다.

     

    2. 푹신함이 답이다: 코일 매트 vs 러그

     

    그 사실을 깨닫고 저는 딱딱한 벌집 매트를 싹 걷어냈습니다.
    대신 선택한 건 ‘푹신함’이었습니다.

     

    🦶 뚱냥이 발바닥 보호 매트 추천

    • ① 코일 매트 (Coil Mat): 라면 면발처럼 꼬인 푹신한 매트.
      → 쿠션감이 좋아서 뚱냥이가 밟아도 안 아프고, 모래 포집력도 벌집 매트보다 뛰어남.
    • ② 인조 잔디 / 샤기 러그: 털이 긴 러그.
      → 촉감을 좋아하는 고양이에게 최고. 단, 모래 털기가 좀 귀찮음.

     

    저는 현관용으로 파는 두툼한 ‘코일 매트’를 화장실 앞에 깔아줬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녀석이 화장실에서 나와서 코일 매트 위에서 발을 ‘꾹꾹’ 밟으며 걸어 나오더군요.
    발이 푹신하니까 점프를 안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발가락 사이의 모래가 매트 속으로 빠졌습니다.
    고양이가 편해야 사막화도 잡힙니다.

     

    3. 청소가 좀 힘들면 어떤가요

     

    물론 벌집 매트가 청소는 제일 쉽습니다.
    찍찍이 열어서 모래만 붓고 물로 헹구면 되니까요.
    코일 매트는 뒤집어서 털어야 하니 집사 손목이 좀 아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뚱냥이 관절과 발바닥을 지킬 수 있다면,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합니다.
    아이가 아파서 화장실을 기피하고 이불에 실수하는 것보단 백배 나으니까요.

     

    4. 결론: 집사 발바닥으로 테스트하세요

     

    지금 화장실 앞에 있는 매트, 양말을 벗고 맨발로 힘줘서 꾹 밟아보세요.

     

    발바닥이 따갑거나 배긴다면?
    우리 뚱냥이는 그보다 4배는 더 아픕니다.

     

    딱딱한 벌집 매트는 당장 현관 신발 터는 용도로 보내버리시고,
    폭신폭신한 코일 매트나 러그를 깔아주세요.
    화장실에서 나오는 고양이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뚱냥이의 소화를 돕고 구토를 줄여주는,
    ’18. 식탁의 높이가 소화를 돕는다: 10~15cm 높이 조절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배변 실수, 혼내지 마세요. 화장실 ‘문턱’이 너무 높다는 신호입니다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를 모시는 집사입니다.

     

    어느 날부턴가 녀석이 화장실을 들어가려다 말고 한참을 망설이더군요.
    그러더니 화장실 바로 앞 발매트에다 ‘쉬-‘ 하고 실례를 했습니다.

     

    처음엔 화가 나서 “왜 여기다 싸!” 하고 혼도 냈습니다.
    모래가 마음에 안 드나? 화장실이 더러운가? 별생각을 다 했죠.

     

    하지만 병원에 가서야 알았습니다.
    아이는 반항한 게 아니라 “엄마, 나 다리가 아파서 저 높은 턱을 못 넘겠어”라고 말하고 있었던 겁니다.

     

    오늘은 뚱냥이와 노령묘 집사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화장실 문턱의 높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거 하나만 낮춰줘도 배변 실수가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


    1. 15cm 문턱은 뚱냥이에게 ‘허들’이다

     

    시중에 파는 대형 고양이 화장실(일명 굿*모, 평*기 등)은 모래 튐을 막기 위해 입구 높이가 꽤 높습니다.
    보통 15cm에서 20cm 정도 되죠.

     

    건강한 고양이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체중이 무겁고 관절염(퇴행성 관절 질환)이 있는 뚱냥이에겐 ‘높은 허들’입니다.

     

    한쪽 뒷다리를 들어서 문턱을 넘으려면, 나머지 한쪽 다리로 10kg가 넘는 체중을 다 버텨야 합니다.
    그 순간 무릎과 고관절에 ‘찌릿’ 하는 통증이 옵니다.

     

    이 통증이 반복되면 고양이는 학습합니다.
    “저 플라스틱 통(화장실)에 들어가면 아프다.”
    그래서 들어가는 걸 참다가 이불이나 매트에 실수를 하게 되는 겁니다.

     

    2. 해결책: 과감한 ‘입구 컷팅(Cutting)’ 수술

     

    비싼 화장실을 새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시중 제품은 다 높으니까요.)
    집에 있는 화장실 입구를 ‘톱’이나 ‘플라스틱 절단기’로 잘라주면 됩니다.

     

    🔧 화장실 개조 가이드

    • 목표 높이: 바닥에서 10cm ~ 12cm 이하. (걸어서 통과 가능한 높이)
    • 방법: ‘U’자 모양으로 입구를 둥글게 잘라냅니다.
    • 주의사항: 자른 단면은 사포로 부드럽게 갈거나 테이프로 마감해야 배가 긁히지 않습니다.

     

    저는 쇠톱으로 입구 높이를 8cm까지 낮춰줬습니다.
    모래가 밖으로 좀 튀긴 하지만, 뚱냥이가 다리를 들지 않고 ‘쓱’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그날 이후 배변 실수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3. 탑 엔트리(Top Entry)? 절대 금지!

     

    사막화(모래 날림)를 막겠다고 ‘위로 들어가는 화장실(탑 엔트리)’ 쓰시는 분들 계시죠?
    뚱냥이 집에선 최악의 선택입니다.

     

    지붕 위로 점프해서 올라갔다가, 좁은 구멍으로 다시 수직 낙하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관절이 약한 뚱냥이에겐 고문이나 다름없습니다.

     

    나올 때도 문제입니다. 배에 힘을 줘서 몸을 끌어올려야(Pull-up) 하는데,
    근력이 약한 비만묘는 안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모래가 날려도 뚱냥이에게는 ‘오픈형 평판 화장실’이 정답입니다.

     

    4. 결론: 모래 좀 밟히면 어떤가요

     

    입구를 낮춰주면 필연적으로 모래가 밖으로 많이 튀어 나옵니다.
    청소기를 하루에 두 번 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화장실을 참아가며 통증을 느끼는 것보다,
    집사가 청소기 한 번 더 돌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금 아이가 화장실 들어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만약 들어가기 전에 입구 앞에서 한 번 멈칫하거나, 나올 때 후다닥 뛰쳐나온다면(아파서),
    오늘 당장 톱을 드세요. 문턱을 5cm만 낮춰줘도 아이의 삶의 질이 바뀝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입구를 낮춰서 튀어 나온 모래를 잡겠다고 깐 ‘벌집 매트’가
    뚱냥이 발바닥에 어떤 고통을 주는지, ’17. 사막화 방지 매트의 함정: 벌집 매트 대신 코일 매트를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털 찐 게 아니라 ‘지방’입니다… 뚱냥이가 여름에 젤매트를 안 쓰는 이유

     

    안녕하세요. 11kg 거대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입니다.

     

    여름만 되면 우리 뚱냥이들, 바닥에 녹은 인절미처럼 퍼져서 숨을 헐떡거립니다.
    보는 집사는 안쓰러워서 이것저것 사다 바칩니다.

     

    저도 시원하다는 ‘쿨젤 매트’, ‘알루미늄 냄비’, ‘대나무 자리’ 다 사봤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한 번 밟아보고는 다시 현관 타일 바닥으로 가버리더군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뚱냥이의 두꺼운 지방층(Insulation)무거운 체중 때문에 일반적인 쿨매트는 효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한여름에 “패딩 입고 사우나” 하는 우리 뚱냥이를 살려낼 진짜 냉방템을 비교 분석해 드립니다.


    1. 쿨젤 매트(Cool Gel): 뚱냥이에겐 ‘비닐 장판’일 뿐

     

    가장 흔하게 파는 파란색 젤 매트, 뚱냥이 집사님들은 절대 사지 마세요.
    돈 버리는 지름길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몸의 열을 젤이 흡수해 주는 건데,
    문제는 우리 고양이의 ‘체중’입니다.

     

    10kg가 넘는 고양이가 털썩 눕는 순간, 그 압력 때문에 내부의 쿨링 젤이 몸 닿는 부분에서 옆으로 다 밀려나갑니다.
    결국 고양이 배 밑에는 시원한 젤은 하나도 없고, 미지근한 비닐 껍데기만 남게 되죠.

     

    게다가 더 무서운 건 ‘터짐 사고’입니다.
    뚱냥이가 덥다고 짜증 나서 발톱으로 긁거나 깨물면? 안에 있는 화학 젤이 터져 나옵니다.
    그걸 그루밍해서 먹는다고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2. 알루미늄(Aluminum): 시원하지만 너무 가볍다

     

    은쟁반처럼 생긴 알루미늄 매트(일명 고양이 냄비)는 열전도율이 높아서 확실히 시원합니다.
    하지만 ‘내구성과 고정력’이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얇고 가볍습니다.
    11kg 뚱냥이가 밟고 올라가면 매트가 휘어지거나, 무게중심이 쏠려서 덜컹거립니다.
    안정감이 없으니 예민한 고양이는 바로 내려와 버립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딱딱하고 미끄러워서 관절이 약한 뚱냥이가 오래 누워있기 힘들어합니다.

     

    3. 정답은 ‘대리석(Marble)’과 ‘화강암’

     

    돌고 돌아 제가 정착한 건 결국 ‘돌덩이’였습니다.
    그냥 돌이 아니라 두께 2~3cm 이상의 천연 대리석이나 화강암 매트입니다.

     

    🪨 돌 매트가 뚱냥이에게 최고인 이유

    • 밀리지 않음: 돌 자체가 무거워서 뚱냥이가 몸을 비벼도 꿈쩍도 안 함.
    • 냉기 유지(축열): 아이스팩을 밑에 깔아두면 냉기가 돌 전체에 퍼져서 반나절 이상 갑니다.
    • 위생: 물티슈로 슥 닦으면 끝. 털이나 오염이 밸 걱정이 없음.

     

    [집사의 꿀팁]
    대리석 매트 밑에 ‘아이스팩’ 넣는 공간이 있는 제품을 사세요.
    이러면 돌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데, 지방이 두꺼워서 열 배출이 안 되는 뚱냥이 뱃살 열기를 식히는 데는 이게 직빵입니다.

     

    4. 결론: 뚱냥이의 여름은 생존 게임입니다

     

    사람이 패딩 입고 여름을 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뚱냥이의 지방층은 그만큼 두꺼운 단열재 역할을 합니다. 스스로 열을 못 식혀서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일반 고양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예쁜 캐릭터 그려진 젤 매트 사지 마세요.
    무겁고 투박하더라도 진짜 차가운 돌판 하나 놔주시는 게, 병원비 아끼고 아이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뚱냥이들이 화장실 갈 때마다 곡소리를 내는 이유,
    ’16. 화장실 입구 높이 낮추기: 관절염 묘를 위한 개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거 안 해주면 이불에 오줌 쌉니다.)

     

  • “XL 샀는데 꼈어요!” 펫도어 설치 전, 뚱냥이 ‘허리’ 말고 ‘이것’ 재세요

     

    안녕하세요. 11kg 프로 뚱냥이 집사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방문을 닫아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냉난방 효율 때문이거나, 혹은 다묘 가정 격리 때문이죠.

     

    저도 그래서 방문에 구멍을 뚫고 ‘펫도어(Pet Door)’를 설치했습니다.
    상세페이지에 “7kg 이상 대형묘 가능”이라고 적힌 L 사이즈를 믿고 샀거든요.

     

    그런데 설치 첫날, 간식을 들고 유인하던 저는 경악했습니다.
    고양이가 머리를 넣고 어깨까지 넣더니… 뱃살에 걸려 “끼이익-” 소리를 내며 멈춰버린 겁니다.

     

    전진도 후진도 못 하고 문에 낀 채 울어대는 아이를 보며, 문짝을 떼어내야 하나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멀쩡한 방문 버리지 마시라고, 뚱냥이 펫도어 사이즈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1. 고양이의 ‘액체설’은 펫도어 앞에서 무효다

     

    우리는 흔히 “고양이는 머리만 통과하면 다 지나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만 고양이는 ‘고체’입니다.

     

    머리뼈(두개골)보다 흉곽(갈비뼈)복부(뱃살)가 훨씬 넓기 때문입니다.
    특히 펫도어는 딱딱한 플라스틱 프레임이라서,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판매처에서 말하는 “L 사이즈 (가로 15cm)”는 날씬한 고양이 기준입니다.
    10kg 뚱냥이가 가로 15cm 문을 통과하려면, 숨을 참고 배를 홀쭉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될 리가 없죠.

     

    결국 억지로 밀고 들어오다가 배 가죽이 프레임에 쓸려서 상처가 나거나, 끼임 트라우마로 다시는 문을 안 쓰게 됩니다.

     

    2. 줄자 대지 말고 ‘박스’를 오려보세요 (시뮬레이션)

     

    그럼 어떻게 재야할까요? 줄자로 고양이 허리둘레를 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살은 눌리니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택배 박스 모의고사’입니다.

     

    📦 뚱냥이 펫도어 통과 테스트

    1. 빳빳한 택배 박스에 펫도어 내경(안쪽 지름) 크기대로 구멍을 뚫습니다.
    2. 가로 18cm x 세로 20cm 정도가 뚱냥이 마지노선입니다.
    3. 간식으로 유인해서 고양이가 박스 구멍을 ‘털 끝 하나 안 닿고’ 스무스하게 통과하는지 봅니다.

     

    만약 박스를 통과할 때 박스가 들썩거리거나 몸이 낀다면?
    그 사이즈 펫도어 사면 100% 실패합니다.
    저는 결국 ‘중형견용(Dog Door)’ 제품을 샀습니다. 가로 폭이 20cm는 넘어야 뚱냥이가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입장할 수 있습니다.

     

    3. 설치 높이(Height): ‘뱃살’이 닿지 않게 하라

     

    사이즈만큼 중요한 게 ‘설치 높이(바닥에서 띄우는 높이)’입니다.
    보통 고양이 다리 길이에 맞춰서 바닥에서 10~15cm 정도 띄우라고 하죠.

     

    하지만 뚱냥이들은 ‘원시 주머니(뱃살)’가 축 늘어져 있습니다.
    문을 너무 높게 달면, 넘어갈 때마다 늘어진 뱃살이 문틀 아래쪽에 걸려서 쓸립니다.

     

    이게 반복되면 배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통증 때문에 문을 거부합니다.
    뚱냥이 펫도어는 생각보다 낮게(바닥에서 5~8cm) 달아줘야 배 쓸림 없이 슬라이딩하듯 들어갈 수 있습니다.

     

    4. 결론: 문을 뚫는 건 되돌릴 수 없다

     

    방문에 구멍을 뚫는 건 톱질 한 번이면 끝나지만,
    사이즈가 안 맞아서 다시 메꾸는 건 불가능합니다. (문짝 교체비 20만 원…)

     

    “설마 이것도 못 지나가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이 참사를 부릅니다.
    우리 뚱냥이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오늘 저녁, 택배 박스에 구멍을 뚫어보세요.
    그리고 우리 아이가 ‘중형견급’ 덩치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가장 큰 XL 사이즈(혹은 강아지용)를 주문하세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지방층이 두꺼워 더위를 많이 타는 뚱냥이를 위한,
    ’15. 여름철 냉방: 대리석 vs 알루미늄 vs 쿨젤 매트 비교’로 시원하게 찾아오겠습니다.

     

  • 비싼 숨숨집, 고양이가 안 쓴다고요? 입구 5cm의 비밀 (DIY 리폼)

     

    안녕하세요. 11kg 뚱냥이를 모시는 집사입니다.

     

    집사님들, 혹시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산 ‘상어 숨숨집’이나 ‘원목 하우스’
    고양이가 거들떠보지도 않아서 창고에 처박아두거나 당근마켓에 올린 적 없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아, 우리 애는 개방적인 성격이라 막혀있는 걸 싫어하나 봐”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건 집사의 착각이었습니다.
    고양이가 안 들어간 게 아니라, 입구가 너무 좁아서 ‘못’ 들어간 거였습니다.

     

    오늘은 창고행 직전의 숨숨집을 가위와 톱 하나로 심폐 소생시켜서, 뚱냥이의 ‘최애 VIP룸’으로 만드는 리폼 꿀팁을 알려드립니다.


    1. 고양이는 머리만 들어가면 된다? (뚱냥이는 예외)

     

    보통 숨숨집 입구 지름은 15cm ~ 18cm 정도로 제작됩니다.
    표준 체중의 고양이들은 몸을 구겨서 쏙 들어갈 수 있는 아늑한 크기죠.

     

    하지만 뱃살이 두툼한 10kg 뚱냥이에게 18cm는 ‘개구멍’ 수준입니다.
    머리는 들어가지만, 가장 두꺼운 뱃살과 엉덩이가 걸립니다.

     

    고양이는 수염으로 공간의 크기를 가늠하는데,
    입구에 수염이 심하게 닿으면 “여긴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고 판단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즉, 취향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인 사이즈 문제였던 겁니다.

     

    2. 펠트/천 숨숨집: 과감하게 ‘가위’를 드세요

     

    가장 흔한 ‘펠트(Felt)’ 소재의 숨숨집은 리폼하기 제일 쉽습니다.
    준비물은 잘 드는 재단 가위 하나면 됩니다.

     

    ✂️ 뚱냥이 맞춤 확장 수술법

    • 확장형 (Expansion): 입구를 동그랗게 오려내어 지름을 25cm 이상으로 넓혀줍니다.
    • 개방형 (Convertible): 아예 천장 뚜껑을 반쯤 잘라내서 ‘오픈형 바구니’처럼 만들어줍니다. (뚱냥이들이 제일 좋아함)

     

    저는 입구가 좁은 상어 모양 숨숨집의 입을 가위로 찢어서(?) 활짝 웃는 상어로 만들어줬습니다.
    입구가 넓어지자마자 녀석이 보란 듯이 들어가서 꿀잠을 자더군요.
    (자른 단면이 날카롭다면 천 테이프로 마감해 주시면 완벽합니다.)

     

    3. 원목/플라스틱 하우스: 톱질 혹은 ‘문짝 제거’

     

    문제는 딱딱한 원목이나 플라스틱 하우스입니다.
    이건 장비가 좀 필요합니다.

     

    첫 번째 방법, 문짝 떼기.
    대부분의 원목 하우스는 앞판(문)이 분리됩니다. 그냥 앞판을 떼어버리고 뻥 뚫린 채로 쓰세요.
    휑해 보인다면 예쁜 커튼 천을 압정으로 살짝 달아주면 됩니다.

     

    두 번째 방법, 톱질(Jigsaw).
    입구 모양대로 나무를 잘라내는 건데, 이건 손재주가 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잘린 단면은 반드시 사포(Sandpaper)로 갈아줘야 합니다.
    거친 나무 가시에 뚱냥이 뱃살이 긁히면 큰일 나니까요.

     

    4. 결론: 버리지 말고 고쳐 쓰세요

     

    “비싼 돈 주고 사서 왜 잘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가 안 써서 먼지만 쌓이는 5만 원짜리 쓰레기가 되는 것보단,
    좀 못생겨지더라도 고양이가 매일 쓰는 ‘애착 하우스’가 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금 집 구석에 방치된 숨숨집을 꺼내보세요.
    그리고 주먹을 넣어보세요. 만약 주먹 두 개가 넉넉히 안 들어간다면, 그건 뚱냥이에게 너무 좁은 겁니다.

     

    오늘 밤, 과감하게 가위를 들어보세요.
    집사의 수고 5분으로 뚱냥이에게 새로운 아지트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방문에 구멍을 뚫어 뚱냥이 전용 통로를 만들 때 꼭 재야 하는,
    ’14. 뚱냥이 흉곽 너비와 펫도어 사이즈 측정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거 잘못 재면 뱃살 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