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밑에 머리만 넣고 엉덩이는 낀 뚱냥이… ‘다리발’ 교체로 VIP룸 만들어준 썰

안녕하세요. 11kg 거대 고양이를 모시는 8년 차 프로 집사입니다.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어둡고 좁은 곳을 좋아합니다. 특히 ‘소파 밑’이나 ‘침대 밑’은 그들에게 있어 최고의 안식처이자 요새죠. 하지만 우리 집처럼 10kg가 넘는 뚱냥이들에게는 이 본능이 종종 슬픈 코미디가 되곤 합니다.

 

어느 날 거실에서 TV를 보는데, 뚱냥이가 소파 밑으로 들어가려고 낑낑대고 있었습니다. 머리는 어떻게든 밀어 넣었는데, 축 늘어진 뱃살과 거대한 엉덩이가 소파 프레임에 걸려 들어가지 못하는 겁니다.

 

마치 모래에 머리만 박은 타조처럼, 상체는 어둠 속에 있고 하체는 거실에 덩그러니 나와 있는 그 모습… 집사로서 웃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짠했습니다. “아, 녀석도 숨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주는구나.”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멀쩡한 소파를 바꿀 수는 없으니, 소파의 키를 키워주기로요.
오늘은 단돈 2만 원으로 뚱냥이에게 3평짜리 거대 숨숨집을 선물해 준 ‘소파 다리 교체 리폼기’를 공유합니다.


1. 고양이에게 ‘숨을 곳’이 필요한 이유

 

단순히 “못 들어가니까 불쌍하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양이에게 숨을 공간(Hiding Spot)이 없다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야생의 본능이 남아있는 고양이는 천적을 피하거나 사냥감을 기다릴 때, 혹은 집사가 청소기를 돌릴 때처럼 무섭고 시끄러운 상황에서 대피할 ‘안전지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뚱냥이들은 몸집이 커서 시중에 파는 숨숨집에 잘 들어가지 못합니다. 유일하게 믿었던 소파 밑마저 뱃살 때문에 막혀버린다면? 아이는 집 안 어디에서도 완벽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불안해하게 됩니다.

 

소파 밑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은 뚱냥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최고의 인테리어입니다.

 

2. 기성품 소파 다리의 한계 (높이 5~10cm)

 

대부분의 패브릭 소파나 가죽 소파에 달린 기본 다리는 높이가 5cm에서 10cm 사이입니다. 먼지가 들어가는 걸 막거나 디자인적인 이유 때문이죠. 날씬한 3~4kg 고양이는 10cm 틈으로도 액체처럼 흘러들어갑니다.

 

하지만 우리 11kg 뚱냥이의 체고(누웠을 때 높이)를 재보니, 뱃살 포함 최소 13cm는 필요했습니다. 10cm 높이의 소파 다리는 녀석에게 ‘개구멍’이나 다름없었던 거죠. 억지로 들어가다가 등 가죽이 프레임에 긁히거나, 뱃살이 끼어서 “액! 액!” 거리며 후진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3. 똥손도 가능한 DIY: 다리발 교체하는 법

 

소파 다리를 교체한다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돌려서 빼고 돌려서 끼우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작업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가구 다리’, ‘소파 다리발’이라고 검색하면 수천 가지 디자인이 나옵니다.

 

🔧 소파 다리 구매 전 필수 체크리스트

  • 볼트 규격 (가장 중요): 소파 밑을 들어보면 다리가 나사로 박혀 있습니다. 이걸 풀어서 나사 지름을 재보세요. 보통 M8(8mm) 아니면 M10(10mm)입니다. 이 규격이 맞아야 호환됩니다.
  • 목표 높이: 뚱냥이가 포복 자세로 편하게 들어가려면 15cm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20cm가 넘어가면 소파가 너무 높아져서 집사 다리가 둥둥 뜰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소재와 하중: 소파 무게와 사람 무게를 버텨야 하므로, 얇은 플라스틱보다는 원목이나 두꺼운 철제 다리를 추천합니다.

 

저는 ‘M10 규격의 15cm 원목 다리’를 4개 주문했습니다. 배송비 포함해서 2만 원 정도 들었네요. 소파를 살짝 들어 올리고 기존 다리를 돌려서 뺀 뒤, 새 다리를 끼우는 데 10분도 안 걸렸습니다.

 

4. 5cm의 기적: 로봇청소기는 덤이다

 

소파가 5cm 높아졌을 뿐인데,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교체하자마자 뚱냥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가오더니, 머리를 쑥 넣고는 걸림 없이 ‘스무스하게’ 소파 밑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식빵을 굽고 있는 녀석의 눈빛이 반짝거렸습니다. “집사야, 여기 진짜 아늑하다!”라고 말하는 듯했죠.

 

덤으로 얻은 이득도 있습니다. 바로 ‘청소’입니다.
예전에는 소파 밑에 뚱냥이 털과 먼지가 쌓여도 청소기가 안 들어가서 방치했었는데, 이제는 로봇청소기가 제집 드나들듯 들어가서 깨끗하게 청소해 줍니다. 뚱냥이는 숨을 곳이 생겨서 좋고, 집사는 청소가 편해져서 좋은 완벽한 윈윈(Win-Win)입니다.

 

5. 결론: 죽은 공간을 살려주세요

 

집이 좁아서 고양이 숨숨집 놔줄 공간이 없다고요?
멀리서 찾지 마세요.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소파 밑, 침대 밑이 바로 최고의 숨숨집이 될 수 있습니다.

 

단돈 2만 원과 10분의 수고로 우리 뚱냥이에게 ‘프라이빗 VIP 룸’을 선물해 주세요. 뱃살 걸릴 걱정 없이 쏘옥 들어가는 뚱냥이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보면, 집사의 행복지수도 덩달아 올라갈 겁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높은 곳을 못 올라가는 관절염 뚱냥이를 위해, 비싼 캣타워 대신 가구를 활용한
’22. “높은 곳은 힘들어요” 관절염 묘를 위한 스텝형 수납장 계단 인테리어’ 노하우를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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